전통한옥의 흙벽 미장 방법
전통 한옥의 흙벽은 어떤 방법으로 완성되는지 그 전 과정을 유재택 미장 장인의 시연을 통해 알아 본다.
한옥의 벽체를 세우는 과정은 먼저 기둥과 기둥 사이에 먼저 중깃 세우기, 중깃에 의지해 가시새 넣고 외엮기 그리고 가시새 위에 흙 바르기의 순서로 진행된다.
중깃은 보통 3cm×3cm 굵기의 각재를 사용하며 기둥과 기둥 사이에 적당한 간격으로 3~4개 세로로 새운다.
중깃의 기능은 가시새가 그것에 의지해 있도록 하고 완성된 벽체가 단단히 고정되어 있도록 하는 기둥의 역할을 한다.
가시새의 재료는 보통 대나무, 싸릿대, 수숫대 등을 많이 사용하며 중깃에 의지해 집 안과 밖 양쪽에 가로로 설치하는데 가시새 사이의 간격은 4~5cm 정도의 공간을 띄우면서 새끼줄로 중깃과 함께 단단히 외를 엮어 고정시킨다.
가시새의 기능은 그 위에 바를 흙이 그것에 의지해 단단히 고정되어 있도록 하기위함 이며, 가시새 사이에 조금씩 공간을 띄우는 것은 집 안밖에서 흙을 바를 때 그 공간으로 밀려 들어온 양쪽의 흙이 서로 잘 결속되어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. 외엮기를 끝낸 뒤 가로로 된 것을 눌외, 세로로 서있는 것은 설외라고도 한다.
(사진) 벽에 외엮기를 끝낸 모습
외역기가 끝나면 벽에 황토흙을 바르게 되는데 이 때 바르는 황토흙은 보통 잘게 자른 짚을 물과함께 섞어서 사용한다. 짚은 잘 건조된 뻣뻣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물을뿌려 2~3일 정도 삭힌 뒤 그것을 6~10cm 정도 길이로 잘라서 사용한다. 황토흙에 짚을 섞는 것은 건조 후 벽의 갈라짐 현상을 방지하고 흙이 서로 잘 결속되어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, 짚을 삮히는 것은 그 줄기가 부드러워져 흙과 잘 섞이고 또한 초벌바름 후 그 표면에 짚의 일부가 뻣뻣하게 조금씩 돌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.
(사진 )황토흙과 짚을 잘 석어 놓은 모습
흙을 바르는 순서는 집 안에서 부터 먼저 바르고 바른 흙이 건조되기를 기다린다.
(사진)집 안쪽에서 먼저 흙을 바른 모습
집안에서 바른 흙이 적당히 건조되면 그 맞은편인 집 밖에서도 흙을 바르는데 이것을 맞벽치기라고 하고
여기까지를 초벌바름이라고 한다.
(사진) 집 밖에서 맞벽치기 하고 있는 모습
맞벽치기를 끝내면 조금 건조되기를 기다렸다가 그 표면에 미장도구를 이용해 고름질(표면에 작은 골을 만들어주는 것)을 해 준다. 고름질은 그 위에 재벌바름을 해줄 때 초벌바른 흙과 서로 잘 결속되도록 하기 위함이다.
(사진) 초벌바름 후 그 표면에 고름질 하고 있는 모습
고름질 까지 한 초벌바름 벽이 알맞게 건조되면 이제 정벌바름을 하게 되는 데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재료들을 준비한다.
*먼저 마사토는 고운 채로 쳐서 거친 알갱이는 버리고 고운 것들만 모아둔다.
*진흙도 큰 통에다가 물과 함께 넣어 잘 풀어둔 뒤 하루저녁 놓아두면 흙은 가라앉고 맑은 물만 위로 뜨는데 물은 퍼내고 가라앉은 흙을 체로 받쳐서 고운 것만 사용한다.
석회 정벌바름을 할 때는 석회에 해초 끓인 물을 붓고 수사(식물에서 나온 실 같은 재료)를 넣어 당거래라는 도구로 잘 개어서 사용한다. 회반죽에 수사를 넣는 것은 흙에 짚을 섞는 것 처럼 회벽이 건조되면서 갈라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.
(사진)해초끓인 물과 수사 그리고 석회를 당거래로 잘 섞어주고 있는 모습
위의 재료들을 섞은 회반죽이나 물에 풀어 걸러낸 고운 흙으로 각각 정벌바름을 하는 것으로 전통 한옥의 흙벽 미장을 마무리한다.
(사진)회반죽으로 정벌바름 하고있는 모습.
한옥벽체의 전통 미장 방식은 그 특성상 천연재료들을 사용하므로 어느 정도 벽이 갈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, 그런 현상을 최소화 하기 위해 흙을 적당한 농도로 반죽하고, 적당한 두께로 바르는 등 장인의 숙련된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.
(사진) 회반죽으로 정벌바름을 끝낸 벽체
사진 출처 : 오마이 뉴스
